맥주를, 깊고 넓게 즐기다.

삿포로, 생맥주 크래프트 비어를 마실 수 있는 가게

TEXT/KAGEHIRO WATANABE, PHOTO/FUMIHIRO TATSUKI

메이지 시대부터 맥주 공장이 있던 삿포로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맥주의 도시’입니다. 대규모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1인당 맥주 소비량에서도 일본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시내에는 비어바가 즐비해, 삿포로는 물론 일본 각지와 전 세계의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크래프트 비어, 지비루(지역 맥주)라 불리는 소규모 생산의 개성 넘치는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가게들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생맥주로 즐기는 크래프트 비어. 그 깊고 오묘한 세계로 한 걸음 들어가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한 잔의 맥주를 깊이 즐기는 방법을 제안한다.
몰트헤즈(Maltheads)

다누키코지 아케이드를 지나 니시8초메, 한 건물의 지하 1층에 조용히 자리한 ‘몰트헤즈’. 이곳은 몰트(맥아) 술, 즉 맥주와 위스키를 전문으로 하는 바입니다. 특히 병맥주 라인업이 풍부해 그 수가 약 100종에 달합니다. 그중에서도 삿포로시, 독일 뮌헨시, 미국 포틀랜드시 등 거의 같은 위도에 위치한 세 도시의 맥주에 특히 힘을 쏟고 있습니다.

뮌헨시와 포틀랜드시는 모두 맥주로 유명한 도시이자, 삿포로의 자매도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삿포로 시민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몰트헤즈에서는 소개의 의미를 담아 이 세 도시의 맥주를 특히 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두루두루 갖추는 것 또한 이 가게의 방침. 카운터 안쪽에는 전 세계의 병맥주가 진열되어 있고, 생맥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마셔야 할지 고민된다면 사장님인 사카마키 씨에게 맡겨보세요.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도 분명 ‘일단 맥주’ 그 너머의 즐거움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가게에서는 맥주와 함께 치즈도 꼭 맛보세요. 치즈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와인과 곁들이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개성 넘치는 맥주로 유명한 벨기에에서는 맥주 안주로 흔히 즐깁니다. 사카마키 씨는 “둘 다 유럽의 풍토에서 자란 것이라 무리 없이 잘 어울린다”고 말합니다.
위스키도 맛보고 싶은 분에게는 여러 종류를 조금씩 시음할 수 있는 ‘비교 시음 세트’를 추천합니다. 이 가게의 위스키는 개성 넘치는 싱글몰트가 중심. 맛과 향의 차이를 즐기다 보면 마음에 드는 한 병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맥주와 위스키를 깊이 알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이곳을 찾아보세요. 카운터 10석뿐인 차분한 공간에서 느긋하게 술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Maltheads(モルトヘッズ)

札幌市中央区南3条西8丁目7 大洋ビルB1
TEL.011-522-5152
영업시간/19:00~2:00
정기휴무/비정기 휴무


맥주도 와인도 위스키도 전부 오리건.
말리 가든(MARLEY GARDEN)

지하 1층인데도 천장이 높아 개방감이 느껴지는 비어바 ‘말리 가든’. 소파에 앉아 편안히 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차분한 분위기의 가게입니다. 이 가게의 특징은 크래프트 비어. 특히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의 맥주에 힘을 쏟고 있으며, 위스키와 와인도 오리건산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삿포로의 자매도시이기도 한 포틀랜드는 미국에서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꼽히는 등 지금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세계 최고의 맥주 도시’라고도 불리는데, 인구 약 60만 명에 양조장이 약 60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말리 가든에서는 오리건의 크래프트 비어를 항상 16종류 갖추고 있습니다.

이 가게는 음식도 매력적입니다. 비어바라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맥주와 잘 어울리는 만두와 일본식 소바 메뉴가 있습니다. 소바는 신토쿠, 시카오이, 호로카나이산 중에서 고를 수 있으며, 앞으로 나가노산도 추가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음식 메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토종닭 찜구이. 오리건 맥주로 쪄서 조리하는데, 만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가게 안에 퍼지는 향만으로도 맛있으리라 확신하게 되는 일품 요리입니다.
이 가게에서는 게스트 맥주로 생맥주 1종을 들여오고 있는데, 취재 당시에는 스모크몰트 향이 진한 삿포로 ‘타이요토쓰키 브루잉’의 ‘노로시(狼煙)’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이틀 전까지 예약하면 코스 요리나 크래프트 비어 무제한 제공도 가능하다고 하니, 친구들과의 모임에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OREGON BEER COMPANY MARLEY GARDEN(マーリーガーデン)

札幌市中央区南5条西3丁目 N・グランデビルB1
TEL.011-511-2282
영업시간/19:00~다음날 3:00
정기휴무/월요일·공휴일

www.facebook.com/mgojisan


생맥주 크래프트 비어 7종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
카라하나(Kalahana)

‘카라하나’는 홉의 일본어 옛 이름을 가게 이름으로 내건 크래프트 비어와 사이더(시드르) 전문점입니다. 생맥주는 항상 8종류. 크래프트 비어 7종과 사이더 1종이 탭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벨기에 맥주 ‘베뎃 엑스트라 화이트’가 고정 메뉴이며, 나머지 7종은 거의 매일 바뀝니다. 맥주 산지는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까지 폭넓게 다루며, 희귀한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일본 내에 몇 통밖에 없는 귀한 맥주가 탭에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가게가 고집하는 것 중 하나는 ‘얼굴이 보이는 맥주’입니다. 원래 맥주 마니아였다고 말하는 점장 사사키 씨는, 가능한 한 직접 발로 뛰어 찾아간 양조장에서 맥주를 들여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고집은 ‘아늑한 분위기’. 목표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 여유롭게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시골 마을의 비어카페 같은 곳입니다. 맥주의 품질에는 까다롭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은 카라하나의 분위기에는, 그런 비어카페의 정취가 살아 숨 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가게에서는 음식 메뉴에도 맥주를 사용합니다. ‘돼지고기 맥주조림’은 숟가락으로 쉽게 잘릴 만큼 부드럽게 조린 돼지고기를 갈릭라이스 위에 얹은 푸짐한 메뉴. ‘맥주 카레’는 물 대신 맥주를 사용해 무려 4일 동안 끓여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드는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먹을 수 있는 날이 드물 정도라고 합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맥주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이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가게. 크래프트 비어를 아주 좋아하는 분도, 맥주에 관심이 있는 정도인 분도, 꼭 한번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Kalahana(カラハナ)

札幌市中央区南2条西7丁目4 (狸小路7丁目内)
TEL.011-251-1087
영업시간/18:00~다음날 3:00
정기휴무/비정기
twitter.com/kalahana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