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 한잔을 찾아, 러시아로 떠나다.
코시카 TEXT/YUSUKE TOKOSHIMA, PHOTO/NAOKO TAKAHASHI※2014년 11월 1일 기준 폐업
러시아 발랄라이카를 연주하는 여성과 코사크 댄스를 추는 청년이 그려진 간판. 삿포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모습입니다. 러시아풍 이자카야 “코시카”는 다누키코지 상점가의 유서 깊은 노포로, 올해로 37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주인의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시베리아 억류를 겪었고, 귀국 후 아내와 함께 이 가게를 열었습니다. “코시카”라는 이름은 러시아어로 “새끼 고양이”를 뜻하는데, 시베리아의 장교들이 그의 성 “미야오”가 고양이 울음소리 “먀오”처럼 들린다며 붙여준 별명이었습니다. 이렇듯 평범한 도시의 한 모퉁이에도, 전쟁의 흔적은 가까이 남아 있습니다.
실내에는 소련 시대에 출판된 책과 포스터, 마트료시카 인형 등 민속 공예품이 가득하며, 매일 밤 낯익은 단골손님들이 모여듭니다. "다들 소치 올림픽에 들떠 있지만,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죠"라며 미야오 씨는 웃습니다. 언뜻 보기엔 조용하고 수줍어 보이지만, 사실은 이야기를 무척 좋아해서, 러시아의 역사와 음식, 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줍니다.
매일 다른 오늘의 피로시키는 반죽부터 직접 만들며, 속재료도 매일 조금씩 달라집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가정식인 보르시치는 닭뼈 육수를 베이스로, 채소의 감칠맛이 가득합니다. 모든 요리는 보드카와 잘 어울리도록 다소 진하게 간을 합니다. 이 가게의 진짜 매력은 보드카로, 일반 주류 판매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부터 수출 금지 등 역사의 우여곡절을 거쳐 다시 돌아온 것까지, 무려 10종을 갖추고 있어 시내에서 견줄 곳이 없습니다. 보드카를 마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말할 것 없이 스트레이트이며, 이곳에서는 영하 20도로 얼음처럼 차갑게 제공합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원샷으로 마시지만, 일본 분들에게는 천천히 홀짝이는 편이 좋아요"라며 미야오 씨는 조용히 웃습니다. 레몬 보드카는 은은한 시트러스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 덕분에, 도수가 40도라는 사실을 깜빡 잊게 만듭니다.






